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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resenting American GIs in Postwar Korean Cinema: The Flower in Hell (1958), The Silver Stallion Will Never Return (1991), and Address Unknown (2001)

Dong-Yeon Koh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How have the figures of American military men in Korea emerged and been transformed throughout the history of postwar Korean cinema? How have cinematic representations of American GIs manifested the ever-changing relationship betwee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To be more specific, how have the figures of American GIs in Korean films manifested changing perceptions of the conflict between the Korean military prostitute (called "Yanggongju") and the American GI, cast in the conventional dichotomy as victim and aggressor, respectively?

 

This study will look at three Korean films from the 1950s to the 21st century. The first is the 1958 film The Flower in Hell, directed by Sangok Shin at a time during the immediate postwar period when the Koreans relied heavily on American military power and economic aid for their basic sustenance. The second film, director Gilsu Chang’s The Silver Stallion Will Never Return (1991), offers evidence of less restrictive measures of government censors in response to materials or themes deemed to be anti-American and detrimental to the national sentiment or national security. The period of the late 1980s and early 1990s saw a surge of anti-ideological films that dealt with the divide between the north and south. These films increasingly portrayed the American GI as an unmistakable intruder in Korea’s unification. I will also deal with Address Unknown (2001) by Kiduk Kim, one of the most controversial directors in Korea. This film offers a much more critical and creative interpretation of the American GI in the character of James.

 

Through a close reading of American GIs and their relationships with "Yanggongju" in these three films, which were made during different historical and ideological moments in Korea, I will revisit historical realities of Korea during the postwar years, such as cold war anxiety, the history of censorship, a return to nationalism, and the increasing visibility of the racially mixed offspring of American GIs and Yanggongjus that have consistently determined and intermingled with anti- American sentiment. In so doing, I will seek to reconfigure the rather depreciated and generalized perceptions of American GIs and Korean prostitutes as aggressors and victims and to provide the alternative readings of their collaborative relationship and shared marginal and awkward position in both Korean and American societies. The purpose of this work is to develop discourses on the cinematic representation of American GIs beyond the division of pro- American and anti-American sentiment in the history of postwar Korean cinema.

 

 

 

전후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주한 미군의 이미지:<지옥화> (1958)에서부터 <수취인불명> (2001)까지Representing American GIs in Postwar Korean Cinema: The Flower in Hell (1958), The Silver Stallion Will Never Return (1991), and Address Unknown (2001)

 

 

고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서론: 영화 속 주한 미군 이미지 무엇이 문제인가?
본론:
1. 영화 속 주한 미군 이미지의 등장: <지옥화> (1958)
2. 반미, 미군, 그리고 양공주: <은마는 오지 않는다> (1991)
3. 친미와 반미의 경계에서: <수취인불명> (2001)
결론: 반미, 양공주 문제, 그리고 주한 미군

 

 

서론: 영화 속 주한 미군 이미지 무엇이 문제인가?
전후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미군들의 이미지가 과연 심각한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대답은 긍정적이다. 한국 영화에 등장하여 온 미군들의 이미지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통해서 투영되어 온 미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등감이나 적대감, 그리고 이외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여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군은 전쟁 직후에 만들어진 <지옥화>(1958)에서 친밀하면서도 한국의 남성에 비하여 우월한 존재로, 그리고 김기덕의 <수취인불명>(2001)에서는 단순한 아군이나 적군이 아닌 ‘복잡한 동반자’로 등장하여 왔다.
본 연구는 전쟁 직후에 만들어진 <지옥화>를 비롯하여 반미 감정이 고조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에 제작된 <은마는 오지 않는다>(1991), 그리고 예술 영화 <수취인불명> 등 친미와 반미의 태도들 중에서 서로 다른 자세들을 암시하고 있는 세 편의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미군의 이미지가 정형화되어 나타나게 되는 계기와 그 추이를 역사적으로 고찰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가해자/피해자. 미군/양공주, 미군/한국 남성의 이분법에 근거하여 영화속 주한 미군의 이미지들을 살펴보는 방식으로부터 벗어나서 미군과 양공주 사이의 상호협력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미군들의 이미지는 전쟁 직후에 제작되었던 기록영화나 반공영화로부터 해방촌 가족의 모습을 그린 <오발탄>(1961)에 이르기까지 각종 영화 장르에 등장하여 왔다. <사랑하는 사람아>(1981), <겨울 나그네>(1986)등의 멜로드라마에서도 양공주의 존재와 기지촌은 미군의 점령 이후 파생된 ‘비극’의 가족사로서 빈번하게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 영화에 등장하는 미군을 비평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흔치 않아 왔는데 이것은 미군으로 등장하는 배우의 연기가 전문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한데다가 근본적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미군들의 이미지가 천편일률적이고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1) 예를 들어 <오발탄>에서 영숙을 차에 태우고 떠나는 미군의 모습으로부터 <웰캄투 동막골>(2005)에서 폭탄을 무자비하게 투하함으로써 남한군과 북한군의 평화로운 공동체를 파괴하는 전투기 조종사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미군은 한국인들과 진정한 교류를 갖지 못하는 무자비한 존재로 그려져 왔다. 이에 반하여 <지옥화>에 등장한 미군은 양공주에게 달러를 전달해 주고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는 호인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전후 한국 영화에 등장한 미군의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유색인종 배우와 유사하게 악인과 선인, 혹은 호인을 오가는 단조로운 인물상들이어 왔다.
하지만 전후 한국 영화 속에 등장한 미군들의 이미지가 모두 정형화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미군과 양공주는 가부장적이고 배타적인 금산리 사람들과 분리되어 일종의 연대감을 형성하게 되고 <수취인불명>에서 자신의 눈을 고쳐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제임스와의 성관계를 강요당한 은옥은 자신의 눈을 다시 해함으로써 더 이상 제임스의 수해자로 남지 않게 된다. <수취인불명>의 김기덕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을 준비하면서 미군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 변화되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 나는 미군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그러나 헌팅을 하러 다니던 도중, 수많은 미군 부대 주변의 남루하고 꾀죄죄한 클럽들을 보면서 어떤 비애감을 느꼈다.... 그들은 마치 중동에 파견된 한국군 같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성폭행 문제의 또 다른 이면을 보게 되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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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이나 한국인의 이미지도 주로 아시아계의 다른 민족이나 국가들과 혼돈된 상태로 정형화되어 나타난다. 최근에는 북한이 악의 상징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김상민, “할리우드영화에 나타난 한국: 이미지의 왜곡과 변화,” 『미국사 연구』 제 18집 (2003), 241-268.

2)김기덕, “감독 인터뷰,”『영화와 시선: 김기덕 <수취인불명>』 연세대 미디어 연구소 편 (서울: 삼인, 2002), 128.

 


미군에 대한 김기덕 감독의 비교적 동정어린 시선은 주목할 만하다. <수취인불명>에 등장하는 제임스는 전형적인 침략자라고 하기에는 복잡한 양상을 띤다. 나아가서 영화는 미군 제임스의 입장에서 본 한국인에 대한 시선들도 함께 제시한다. 본 연구도 민족 순혈주의의 원칙에 따라 침략자로만 그려진 미군과 희생양으로만 그려진 양공주의 구분을 넘어서서 영화 속에서 어떻게 그들이 한국 사회의 변방인이나 이방인으로서 공통점을 지니게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미군에 의한 성폭력이나 양공주를 둘러싼 각종 사회 문제는 아직도 심각한 상태이며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는 영화 속 이미지들을 통해서 미군에 대한 새로운 담론과 태도가 형성되는 과정에 주목하고자 한다. 영화는 한편으로는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담론을 만들어 내는 수단이기도 하다.『의미를 만들다(Making Meaning: Inference and Rhetoric in the Interpretation of Cinema)』(1991)의 저자 데이비드 보드웰(David Bordwell)에 따르면 영화와 리얼리티의 문제는 “명확하지 않은 비결정의 상황에서 어떻게 영화의 요소들이 결합하여 특정한 목적과 효과를 만들어 내는가”의 문제이며 따라서 영화는 수동적으로 사회를 반영한다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시대의 생각이나 자세를 창출해가는 과정에 해당한다. 4)
 5)하지만 영화 속 동일화 과정은 기존의 특정한 입장이나 시선을 해체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나레이터인 만식이의 시점이 관객의 그것과 자연스럽게 동일화 된다면 반면에 김기덕의 <수취인불명>에서 주도적인 시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에 반하여 은옥, 제임스, 창국, 지흠 등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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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92년에 일어난 윤금희 사건은 양공주들과 한국인들의 항의에 의하여 미군이 공개적으로 해당 군인을 재판에 회부한 잘 알려진 예이다. 이 사건은 법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는 미군의 폭행이나 범죄를 처단하고 양공주의 권리 함양을 위하여 미군, 한국군, 그리고 한국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수적임을 보여주었다. Hyunsook Kim, “Yanggongju as an Allegory of the Nation,” in Dangerous Women: Gender and Korean Nationalism, ed. Elaine Kim and Chungmoo Choi (New York and London: Routledge, 1998), 199. 각주 15에 인용.

4)David Bordwell, Making Meaning: Inference and Rhetoric in the Interpretation of Cinema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1991), 266-267.

5)물론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영화는 특정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잘못 유용될 수도 있다. 영화이론가 크리스 위돈(Christ Weedon)은 어떻게 영화가 외부 대상을 재구성하고 재구성된 영화적 이미지들을 통해서 특정한 정치적 의미와 담론들을 생성해 내는 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화 주인공의 특정한 시점이 결국 관람객의 그것과 동일시되면서 관람객이 영화 속에 암시된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된다. Christ Weedon, Femininist Practice and Poststructuralist Theory, New York and London: Blackwell, 1997.

 

 

나아가서 김기덕은 여성을 전적으로 타자화하는 시선도 의식적으로 배제한다. 은옥은 자신을 소유하려는 제임스나 자신의 방을 들여다보는 창국과 지흠의 눈을 가차 없이 공격한다. 주도적인 시선이 부재한다는 것은 결국 감독이 특정한 이데올로기적인 입장에 따라 관객의 동일화를 유도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신에 그가 던지는 충격적인 이미지들은 관객들이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본 연구도 전쟁 직후에 만들어진 <지옥화> 그리고 1990년대 초에 만들어진 <은마는 오지 않는다>, 그리고 <수취인불명>에서 친미와 반미의 구분을 혼돈스럽게 하는 대안적인 미군의 이미지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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