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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Contemporary Art and Criticism in the Era of Globalization:

Wu Hung’s Experimental Art vs. Gao Minglu’s Transnational Avant-garde

 

Dong-Yeon Koh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As Chinese contemporary art, especially what is called “Political Pop Art,” became the center of attention at international biennials and exhibitions during the early 1990s, critics of Chinese art faced a number of important challenges. They had to ‘explain’ not only the distinctive historical and artistic contents of individual art works and artists, but also Chinese contemporary art within the history of the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The critics and curators on Chinese contemporary art had to fight against the dominant approach toward Chinese contemporary art in the West; to bring the balanced view between artistic tradition in China and the development of contemporary artistic language; to examine Chinese art relative to the concept of avant-garde, which is important for understanding the ‘critical’ aspect of contemporary art in west.

  This study concentrates on Wu Hung and Gao Minglu, the two influential art critics and art historians on contemporary Chinese art and culture. As both were educated in China and western academia, they can serve as useful cases for understanding the challenges that art critics of the non-western world should face. I will particularly highlight Wu Hung’s attempt to “decontexturalize” as well as “recontexturalize” Chinese contemporary art relative to Chinese literary and artistic tradition on the one hand, and the development of conceptual and books art in the west on the other. Unlike Wu Hung, who became extremely reserved in using western theories, Gao Minglu applied the concept of avant-garde in order to introduce a series of critical and rebellious arts in China from the late 1980s and onwards. For Minglu, western theories and concept enable him, in a way, to criticize the repressive Chinese government and established art world ‘outside’ of China.

  By looking at the key example of Wu Hung’s and Gao Minglu’s art criticism, this study aims to touch upon the problem, limitation, and possibilities that art critics on non-western arts have to deal with in the globalized art world context; how international artistic languages or theories can be used, appropriated by critics on non-western art world to maneuver between non-western and western, or between the outside and inside of the given art work and tradition.

 

 

 

 

 

 

전지구화 시대의 중국 현대 미술과 비평: 우흥(巫鸿)의 ‘실험적인 예술’ vs. 가오밍루(高名潞)의 트랜스 내셔널 ‘아방가르드’

 

 

고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I. 들어가는 말: 전지구화 시대의 현대 미술과 비평
II. 본론
- 1990년대 이후 중국 비평가들과 세계[서구] 미술계
- 우흥의 ‘실험적인 예술’과 동시대 세계 미술
- 가오밍루의 트랜스내셔널 ‘아방가르드’
III. 나가는 말: 전 지구화 시대의 중국 현대 미술비평의 새로운 쟁점들

 

 

I. 들어가는 말: 전지구화 시대의 현대 미술과 비평

제 4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작품 선정을 둘러싸고 중국 의 유명한 현장비평가 리씨엔팅(栗宪庭)과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기획측이 의 견 충돌을 빚게 되었다. 결국 비엔날레 감독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Achille Bonito Oliva)측의 계획대로 왕광이(王廣義)의 작품 ‘대비판' 시리즈가 그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왕광이는 이후 제 22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에도 초대되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1) 흥미롭게도 리씨 엔팅은 1990년대 초 정치적 팝아트를 중국 본토 밖의 미술계에 알리는데 누구 보다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온 비평가였다.2)

베 니스 비엔날레의 선정과정에서 빚어진 의견충돌에 관하여 여러 추측들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베니스 비엔날레측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전 세계 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켜오고 있는 중국의 문화와 예술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려 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리씨엔팅을 비롯한 중국의 비평 가들은 서구의 미술계가 정치적 팝아트를 지나치게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만 한정하여 해석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반발하였을 것이다. 미술사가이자『과 도기 (Transience: Chinese Experimental Art at the End of the Twentieth Century)』(1998)의 저자인 우흥(巫鸿)도 정치적 팝아트에 대한 서 구 미술계의 지나친 관심이 새 로운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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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용, 이보연,『이슈, 중국 현대 미술 : 찬란한 도전을 선택한 중국 예술가 12인의 이야기』 (서울: 시공사, 2008), p. 229.

2) 리씨엔팅은 1993년 미술잡지「창세기(创世纪)」의 창간호에서 정치적 팝아트에 대하 여 정의하였고, 같은 해에 홍콩 갤러리(Hanart TZ Gallery)에서 열린 ‘중국의

 

 

1989 년 이후(China’s new art, post-1989)’의 전시 기획에도 참여한 바 있다. 1979년 개방 이후 중국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아직도 냉전시대의 이분법에 의거하여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서구인의 한정된 시선을 대변한다고 비판하였다.3)

따라서 중국의 정치적 팝아트를 둘러싼 베니스 비엔날레 측과 중국 비평가 들의 의견 차이는 단지 어떤 작가를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작가로 보느냐 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미술계 인사들 입장에서 비엔날레 측의 결정 은 한시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에 관한 전시들을 기획하여온 국제적인 전시 기획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 제적인 이벤트를 통하여 보다 다양한 문화권과 사회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마찬가지로 다양한 층위를 지닌 대중들과 만나게 되는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많은 국제전들에서 비서구권 예술들이 지닌 역사적, 문 화적 의미가 왜곡되거나 소멸되는 일이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우흥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러한 과정에서 비서구권의 예술의 이국적인 측면이나 스스로를 타자화(오리엔탈화)한 특성들만 부각될 공산이 크다.4)

그 렇다면 비서구권의 예술이 그 본래적인 맥락으로부터 이탈하여 새로운 관객들을 만나게 될 때 해석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구체적으로 말해 서 새로운 관객과 장소에 특정한 작품이 전시될 때 작품 해석의 틀이 바뀌어 야 하는가? 아니면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본래’적인 해석의 틀이 유지되어야 하는가? 더 나아가서 비서구권 예술이 서구권의 전시나 미술사에 편입되게 될 때 비서구권 예술과 서구권의 전통적인 이론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 서구의 아방가르드,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후기 식민주의와 같은 이론적인 틀이 비서구권 예술이 더 넒은 층의 관객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더 유용한가 아니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가?

위 의 질문들에 대하여 일반화된 답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만약 베니스 비엔날레 측이 천안문 사태와 같이 ‘선정적인’ 사회적 이슈를 전시회 홍보의 측면에서 사용하였다거나 중국 정치적 팝아트에 대한 전 지구화된 미 술시장을 의식한 것이라면 그와 같이 과격한 예를 들어 위의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으로 국제적인 예술계의 ‘교류’는 앞으로도 활발해 질 것이며 특정한 작품이 그것이 만들어진 맥락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더욱 빈번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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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u Hung, Making History: Wu Hung on Contemporary Art (Beijng and Hong Kong: Timezone 8, 2009), p. 22.

4) 앞책, p. 22.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었다고 여겨지는 미술계 인사들에게도 전혀 익숙지 않은 작업들을 설명하고 설명 받아야 하는 일들이 이제는 일상화 되었다. 특히 1990년대 초 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중국과 같이 아직도 억압되고 덜 개방된 사 회의 미술을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정치적?) 노력들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에 본 연구는 중국의 정치적 팝아트를 둘러싼 1990년대 초 상황, 그리고 이어서 보다 다양하고 실험적인 중국 현대미술의 성향을 소개하여 온 우흥과 가오밍루의 비평적 작업들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이 두 비평가는 본문에서 도 언급하겠지만 문화혁명(1966-76)과 1979년 개방, 그리고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이다. 우흥은 북경의 중국 중앙 미술학교(中央美术学院)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뒤 1980년대 미국에 건너 가기 전인 1973년에서 1978년까지 자금성 왕궁 미술관(故宫博物院)의 연구원 으로 재직하였다. 이에 반하여 가오밍루(高名潞)는 1980년대 미술잡지「미술(美 術)」의 공동편집장이었으며 중국 최초의 현대미술 운동으로 알려진 85 세대의 작가들을 모아 1989년에 전시한 ‘중국/아방가르드(前卫艺术展))’의 공동기획에 참여하는 등 주로 현장미술비평가로 활약하였다. 이후 우흥과 가오밍루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미국에서 중국의 시각문화나 현대미술에 대하여 강의와 저서활동을 해 오고 있다.5) 뿐만 아니라 두 비평가 는 지난 20년간 중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각종 연구 프로젝트와 전시 기획을 주도해 오고 있다. 특히 리씨엔팅, 페이다웨이(费大为), 황주안(黄诸谙), 황보일 (冯博一)과 같은 현장비평가들에 비하여 이들은 주제전이나 중국의 현대미술을 포괄적으로 다룬 저서들을 통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중국미술을 접근할 수 있 는 방법론들을 모색하여 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론의 첫 번째 장에서 1990년대 초 중국 현대미술이 세계미술계의 관심 을 끌면서 등극하게 되는 역사적인 상황과 전문적으로 중국 현대미술을 서구 에 알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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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흥과 가오밍루의 미술비평에 비하여 중국 내의 미술비평은 아직 그다지 체계적 이라고 보기 힘들다. 물론 국내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여러 비평가들이 있지만 중국 예술가나 가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하여 우 흥과 가오밍루는 자신들의 저서들을 중국어와 영어로 출판해 내고 있으며 중국 미 술 잡지에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오밍루는 중국 내에서 미술 리서치 센터(Art Research Center)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우흥과 가오밍루는 국제 미술계와 중국 내부의 비평적 입장들을 수용하고자 꾸준히 노력 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만큼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그들 만의 비평적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오밍루와 중 국 미술비평계의 갈등에 관해서는 주 43 참조.

 

 

 

 

 

미술비평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어서 두 번째 장에서는 우흥의 ‘실험예술’ 비평에 대하여, 그리고 세 번째 장에서는 전투적이고 반체제적이며 반상업적인 예술을 다루어온 가오밍 루의 ‘중국 아방가르드’ 이론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우흥의 실험예술에 관한 이론이 어떻게 공시적(synchronic) 이면서도 통시적(diachronic)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중국의 현대미술을 특정한 중국의 맥락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후(de-contexturalizaion)에 다시금 중국의 문화적 전통속으로 재맥락화(re-contexturalization)하게 되는지에 대하여 살 펴보고자 한다. 만약 우흥의 이론이 중국의 주도적인 전통문화나 예술에 대하 여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면 가오밍루는 중국 사회와 중국의 아 방가르드 예술을 대립항으로 상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오밍루의 ‘자기 비판적’ 인 아방가르드 이론을 통하여 어떻게 그가 중국 현대미술을 반체제적이고 반 상업주의적인 저항미술의 한 예로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자 한다.

이 어서 결론을 짓는 부분에서 우흥과 가오밍루의 미술비평의 예를 통하여 전 지구화된 시대의 미술비평이 지니는 한계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국제화의 요구에도 부응하고 문화적 특수성을 살릴 수 있는 우흥 의 실험적인 예술에 대한 이론이 자칫 잘못하면 정통적인 문화로의 회귀를 강 조하게 될 위험에 대해서도 지적하고자 한다. 가오밍루의 경우에도 중국 미술 을 서구 이론에 입각하여 반사회적, 반체제적인 것으로 상정할 때 다양한 문제 점들이 파생될 수 있다. 억압적인 체제의 밖에서 저항적인 예술의 비판성을 강 조하는 것이 체제 안과 밖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

궁 극적으로 본 논고는 우흥과 가오밍루의 현재 진행형인 비평 작업의 업적 을 기리거나 비판하는 것을 연구의 주된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 대신 1990 년대 이후 좀 더 다양화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과 미술비평 현장의 예들을 살펴봄으로써 연구자는 전 지구화된 미술계의 현황에서 비서구권 미술에 대한 미술비평이 어떠한 가능성과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생 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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