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War, Material Culture, and Memory:

Heung-Soon Lim's Archive Exhibitions of "Homecoming Boxes" (2008-2009)

 

The Zippo lighter used by American military in Vietnam between 1967 and 1974 call for a revised approach toward the studies of material culture; its meaning is in a consistent state of flux, contrary to the traditional archeological explanation of an artifact as a conveyor of particular historical significance inherited from the past. As Ian Walters, the author of "Vietnam Zippos" (1997), argues, there have been a number of different personal and collective meanings attached to these lighters depending on where these objects have been situated and recovered--either in the middle of warfare, or in the hands of businessman as a collector's item. This essay will use the example of material culture, especially personal belonging sent via "homecoming boxes(Guiguk Box)" of Korean soldiers as one way of investigating transient and ever-changing meanings of objects and material culture during the Vietnam war. Instead of ferreting out authentic meanings of these objects, this essay, however, use these artifacts or the historical documents related to these objects as initiators of open and alternative historical knowledges and interpretation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hree-folded: rather than utilizing information from the history of war strategies and political circumstances related to the Vietnam war, this essay will concentrate on the daily lives, well-beings and even emotional states of ordinary Korean soldiers, who fought on the battlefield of Vietnam. As the Korean installation artist, Heung-Soon Lim has pointed out, the official discourse of the Vietnam War has overly been constrained within the grand history of warfares during the cold war. This study concentrates on the stories about American PXs and black market to reconstruct the lives of Korean soldiers serving in Vietnam.

Secondly, this essay will highlight the extremely greedy and materialistic nature of the Vietnam War. The American Government poured on unpreceded scale of materialistic resources in the Vietnam War to imp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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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tuation of the American military--constructing huge recreation centers and American PXs on site. By observing consumer culture brought to Vietnam and the black market in Vietnam, I will look at how consumer culture was used by Korea soldiers to explain their limited perspective of everyday products; as Japanese portable electronic products were pouring in the black market at Danang and Nha Terang in southern Vietnam. At the same time, most of ordinary Korean soldiers were not able to fully enjoy American and Japanese consumer and material culture as there had been limited venues and money to purchase these products. Most of small consumer goods stored inside "homecoming box" were sold out to illegal smuggler and merchants at the port as soon as they return from Vietnam.

Finally, throughout this two exhibitions of <Homecoming Box> in 2008 and <The Letters from Vietnam> in 2009, the artist Heung-Soon Lim strived to recover material culture of Korean soldiers in Vietnam, in late 1960s and early 1970s. He juxtaposed official renditions of anti-communist ethos on the one hand, and writing and photographs of soldiers. The contents inside the <Homecoming Box> continuously attested their ambiguous position between the Vietnam, the colonized citizens, and American soldiers and consumerism. Furthermore, Lim has also used the method of indexicality as he engraved a Korean soldiers's testimony related to the memory of consumer products, which can be also interpreted as indicating their unfulfilled hope for economic prosperity. This indexical sign enables the artist to demonstrate his way of bringing up memories of forgotten and marginalized soldiers of the Vietnam War in Korea. His interpretation of material culture enjoyed by Korean soldiers will demonstrate the way in which artistic intervention can open up a new theoretical framework of looking at past objects in the field of archeology, art history, and cultural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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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과 물건의 기억:임흥순의 ‘귀국박스’ 아카이브전들과 작업 (2008-2009)

 

 

고동연

 

 

 

 

I. 머리말

II. ‘귀국박스’와 물건의 기억

III. 임흥순의 귀국박스 귀국박스를 열다. 참전군인 K씨의 꿈과 현재

IV. 맺음말

 

 

 

I. 머리말

 

이 완 월터스(Ian Walters)는 “베트남의 지포 라이터들”(1997)에서 베트남 전쟁당시 군인들이 애용하였던 베트남 지포(zippo) 라이터에 주목한다. 부대명이 적힌 지포라 이터는 전쟁 당시 군번대용으로까지 사용되었고, 남부 베트남의 중심도시였던 냐트 랑에는 지포 위에 다양한 형태의 장식이나 문구를 새겨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하였었 다. 월터스에 따르면 지포는 베트남 전쟁 당시 군인들의 남성성을 표방하는 수단으 로, 혹은 베트콩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베트남 마을들을 불태우는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지포 라이터는 본래 라이터가 사용되었던 목적과는 무관한 장소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군들이 버 리고 간 지포는 다양하게 복제되었고, 베트남이 서방 세계에 개방된 이후부터는 관 광객들의 기념품이나 경매용품으로 고가에 팔려나갔다. 또한 남은 지포는 베트남전 쟁의 역사를 연구하는 주요한 소재로 박물관에 소장되기에 이르렀다.1)

지포 라이터의 변천사는 유물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과거 인류의 행태를 규정 하여 온 인류학자나 문화인류학자들에게 새로운 연구방법을 요구한다. 전통적인 인 류학에서 유물은 주로 오래된 문자가 존재하기 이전인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실증적인 연구 자료로 인식되어져 왔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물건이 지 닌 의미도 비교적 단순하고 고정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져 왔다. 반면 지포 라이터는 공식적인 역사적 기록이 존재하는 시대에 과거의 또 다른 개인사를 드러내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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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강사. 본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의 2011년 시간강사연구지원 금으로 진행되었다.

1) Ian Walters, "Vietnam Zippos," Journal of Material Culture 2 (1) (1997), 62,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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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해당한다. 또한 지포가 새롭게 인기를 끌어온 서로 다른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배경들은 유물이 부여받은 사회적이나 개인적인 의미가 결코 확정될 수 없다는 점 을 상기시켜 준다. 인류학자 이안 호더(Ian Hodder)에 따르면 “오브제는 그것이 만 들어진 맥락으로부터 곧 이탈하여 그것이 사용되어지는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리고] 물건의 의미들은 그것들이 새로운 맥락으로 편입되면서 변화하게 된 다. 그리고 물질문화의 경우 이와 같은 [의미의] 모호함은 더욱 증가될 가능성이 많 아지는데 그것은 물건이 말보다는 [실질적으로] 더 오래 남아있게 되기 때문이다.”2) 실제로 지포 라이터의 변천사는 동일한 물건에 새로운 의미와 용도를 부여하여 온 인간의 창조적인 행태들을 보여준다.

연 구자는 인류학의 새로운 방법론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물건을 통하여 과거의 역사를 파헤쳐보면서도 물건의 새로운 의미가 지속적으로 조명되고 형성되는 과정 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효과적인 연구 소재로 베트남전 당시 파병되었던 한국군들의 물질문화와 이를 소재로 한 임흥순 작가의 <<귀국박스>>(2008, 평화박물관, 대안공간 풀), <<월남에서 온 편지>>(2009, 스톤 앤워터) 전시회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와 같은 연구는 첫째로 공식적인 역 사서술에 가려져 왔던 개인사, 물건사를 통하여 베트남전을 재조명해 해보기 위한 것이다. 기억과 공식적인 연구 사이의 관계를 다룬 『기억의 문화: 기억, 주체, 인식 (Memory Cultures: Memory, Subjectivity, and Recognition)』(2003)에서 폅집자인 수잔나 래드스톤(Susannah Radstone)과 카타린 혹킨(Katharine Hodgkin)은 "현재의 기억연구(Memory Studies)분야에서 떠오르는 강력한 연구경향은 비교적 덜 정제되 고 정통적인 기억의 지시물이 계속 살아남아 있는 장소(sites)를 찾아 나서는 것이 다. 이 원칙에 따르면 이제까지 현대적이고 무시당해왔으며 간과되어 왔고 아카이 브화된 형태의 기억들 속에 이러한 남아 있는 자료들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3) 실제로 정치적인 담론이나 논쟁의 쟁점이 되어온 베트남 전쟁에 관한 역사에 비하 여 국내에서 개인들의 역사, 특히 물질문화는 혼돈되지만 덜 정제되고 실제적인 역 사적 기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두 번째로 연구자는 유형적인 물질문화뿐 아니라 이를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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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an Hodder, The Meanings of Things: Material Culture and Symbolic Expression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1989), 73.

3) Memory Cultures: Memory, Subjectivity, and Recognition, eds. Susannah Radstone and Katharine Hodgkin (New York: Routledge, 20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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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싼 무형적인 기록이나 개인적인 기억과 연관된 자료들도 다루고자 한다. 예컨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들이 물건을 가장 많이 구입하였던 냐트랑의 암시장에 대한 참전 군인들의 증언들과 귀국 후 장병들이 들고 온 사진, 개인적인 노트, 그리고 인 터뷰 등은 남아 있는 물건과 함께 주요한 물질문화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자료는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물질문화가 소멸되거나 소멸될 수밖에 없었 던 전쟁 후 파월장병들의 역사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 기존의 역사연구에서 사용되어온 ‘믿을만한’ 사료의 한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 로 호더가 언급한 바와 같이 동일한 물건이 국내에 유입되고 이후 보존 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는 양상들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설치 작가 임흥순의 전시회와 작업을 통하여 잔존하는 참전 군인들의 물질문화가 재해석 되는 과정에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전쟁구술사진’ 연작은 베트남전에서 찍은 옛 사진을 파월 군인의 인터뷰와 결합시킴으로써 물건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 어떻게 현재의 삶속에서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작가는 <무명용사의 기념비> 에서 전자제품을 수거하는 고물상의 소리를 함께 틀어주고 있다. 전자제품은 국내 의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가장 많이 국내에 반입하였던 소비물품이며, 고물상의 소 리는 작가가 이미 소비하고 사라진 물건들에 대한 기억을 회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미학적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참 전 군인들의 소지품들이나 연관된 이야기들을 다루게 될 본 연구는 냉전 시대 의 이데올로기나 참전 군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 한정하여 베트남전을 다 루어온 접근방법으로부터도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출판된 메레디드 레어(Meredith Lair)의『풍요로 무장한다(Armed with Abundance: Consumerism and Soldiering in the Vietnam War)』(2011)는 군인들의 소비품이나 피엑스의 예를 통하여 베트남에 파병된 미군들의 생활사를 다루었다.4) 임흥순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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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레어의 연구는 베트남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외적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하여 미국의 수뇌부가 다양한 소비문화나 대중문화로 미군을 ‘향응’하는데 주력하였음을 보여준다. 그 는 “많은 [미국의] 군인(GI)들에게 이 전쟁이 특이한 점은 그들이 들고 다니는 물건들보 다 그들이 산 물건들에 있었다.” 특히 세계 대전이나 한국전쟁과는 달리 1950년대 미국 내의 소비문화를 접한 세대들에게 전쟁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으며 전쟁의 캠프를 새로 꾸릴 때마다 군사용품뿐 아니라 일상 소비재들도 엄청난 물량으로 전쟁터에 조달되었다. Ch. 4, ”Things that They Bought: G.I. Consumerism in Vietnam,“ in Meredith Lair, Armed with Abundance: Consumerism and Soldiering in the Vietnam War (Chapel Hill, NC: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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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이브 전시회들이나 연구자가 기획한 일민미술관의 전시회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2011년 12월 29일-2012년 1월 29일)에 대한 전쟁을 둘러싼 거대 담 론이 아니라 물질문화를 통하여 참전군인들의 개인적인 생활상과 전쟁의 기억을 더 듬어 보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진바 있다.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이전인 1960년대와 1970년대 초에 한국군 장병들에게 베트남전은 외국의 문물을 직접 접하고 습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실제로 외국의 팝송을 녹음한 테이프, 테니스 공, 가전제품, 고급 상품과 같은 “외제물건”들이 귀국박스를 채웠었다. 따라서 베트남전에서 경험하였 던 한국군들의 물질문화에 관한 연구는 단순히 전쟁의 역사를 뒤돌아볼 뿐 아니라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외래의 소비문화가 한국인들에게 지녔던 다양한 의미를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게 된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참전 군인들의 훈장, 편지, 사진, 그리고 이미 사 라진 물건에 대한 증언을 활용한 임흥순의 작업은 현대미술에서 개인사의 편린으로 서의 물질문화를 현재의 시점에서 접근하고 간섭하고 있다. 드로잉, 사진, 이미지의 투영(projection)이 주를 이루는 그의 작업들은 지시성(Index)을 특징으로 한다. 지시 성은 미술사가 리사 살츠만이『기억을 만드는 책략(Making Memories)』(2006)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기억과 연관된 이미지나 물건으로서의 오브제를 다루는 현대미술 에서 흔히 사용되어져 온 수법이기도 하다. 여기서 흔적으로서의 인덱스는 무엇보 다도 과거에 존재하였던 기억, 물건, 그리고 정보과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지니면서 도 바로 그 때문에 지시하는 대상이 더 이상 잔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5) 본 연구는 임흥순 작가의 설치, 사진, 그리고 사진 연작들을 통하여 물건의 역사적 정통성이나 정체를 밝히는 것보다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에서 동일한 이미지나 물건들을 바라보고 관객의 참여를 유발하게 되는 과정을 부각시키고자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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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살츠만은 인덱스가 원래의 역사적인 오브제와 의식적인 관계를 가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거리감을 지니게 되는 바로 그 지점에 작업의 도덕성과 미학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즉 인덱스의 사실적인 가치를 문제시 한다기 보다는 아예 인덱스가 과거를 기억하고 재현하 는 것 자체를 문제시한다는 점에서 인덱스의 새로운 가치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 다. Lisa Saltzman, Making memory matter: strategies of remembrance in contemporary art (London and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6), 13.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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