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살롱>과 “사상의 자유시장”: 작가 운영화랑에 대한 제언
Today's Salon and Free Market for Thoughts (Common Center, Seoul)

​고동연 (미술사)

“나는 커먼센터가 세대라는 이름으로 어떤 ‘우리’를 결집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그 ‘우리’가 가진 의외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드러내어 더욱 분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살롱>이 무언가 선언하거나 높이 추켜세우는 대신에 현상을 드러내 밝히고 시장을 교정 또한 확충하려는 시도로 출발하는 것은 사뭇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윤원화, “미술의 시장,“ p. 127.)

지난 5월 18일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커먼센터의 <오늘의 살롱>전은 60명이 넘는 작가들이 참여한 거대한 전시였다. 하지만 특별한 전시기획 의도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였던 <오늘의 살롱>전에 붙은 살롱이라는 단어는 논란의 소지를 지닌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살롱은 원래 19세기 프랑스 아카데미 시스템 하에 국민들의 예술적 소양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마련된 거대한 국가적 이벤트였다. 이후 1884년 독립화가들을 위한 살롱도 생겨났다. 그러나 뒤샹이 이미 1910년대에 풍자하고 있는 독립화가들을 위한 살롱의 예와 같이 살롱은 미술사에서만큼은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스템이나 획일화된 ‘전위’적 실험의 장이라는 오명을 안아 왔다. 

물론 이번 전시에 붙은 ‘살롱’이라는 단어를 굳이 미술사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롱이라는 단어를 부각시키는 것은 살롱이 지닌 부정적인 역사적 의미가 오히려 야심차게 문을 연 작가운영 갤러리(co-op gallery)의 이미지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부연설명하자면 흔히 폐쇄적인 소규모 집단의 이미지와 연관되는 ‘살롱’이라는 단어가 작가들 위주로 운영되는 커먼센터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지는 아닌가라는 우려가 생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정과정이나 전시 디스플레이에 있어 기획자의 특별한 의도가 부각되지 않은 점도 그러한 우려를 가중시킨다.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기존의 비평적 기저들을 배제하는 것은 작가들 위주로 운영되는 공간들의 공통된 특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특성이 부각될수록 작가들만을 위한 공간들이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들이 빈번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퍼블릭 아트> 5월호에 게재된 윤영화 선생님의 전시 리뷰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커먼센터의 미래와 성과를 점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 선생님은 <오늘의 살롱>전이 현 미술계를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사상의 자유시장”의 상태를 보여주었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철저하게 개방되고 민주적인 기획태도 자체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좋던 싫던 전위미술은 꾸준히 각종 미술계의 게재들과 네트워크를 통하여 그 사회적인 의의와 역할을 규정하여 왔다. 작가 공동체 형태로 발전된 많은 작가운영 갤러리들은 비평계나 미술시장에 대하여 대안의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생겨났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존의 기획방식이나 이론적 토대를 비판하거나 배제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특정한 기관이 자리매김을 하기 위하여 그리고 기관을 둘러싼 작가들의 활동을 위해서 기존의 미술계 사회체재와의 타협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연적으로 채집된 작가들의 목록’을 건물 전체에 건 이번 전시는 야심차지만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회화 위주로만 구성된 이번 전시가 암암리에 암시하고 있는 회화 대 비회화의 구도 또한 시대착오적으로 여겨진다. 윤 선생님의 리뷰에서 엿보인 것과 같이 회화를 해체의 대상이나 생명연장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은 지나치게 회화나 다른 매체를 보수적인 형식주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전시에서도 암시된 이러한 입장은 비평과의 연관성 속에서나 시장과의 연관성 속에서 그다지 생산적인 효과를 일구어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필자는 커먼센터 개관전에 맞추어 그리고 윤 선생님의 리뷰와 연관하여 다음의 세 질문들을 던져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오늘의 살롱>이 대변하고자 하는 개방된 기획태도, 즉 매니페스토의 부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두 번째로 <오늘의 살롱>팀이 생각하고 있는 회화란 무엇인가? 세 번째로 과연 작가운영 갤러리는 앞으로의 어떠한 과제들을 지니게 될 것인가? 

 

... 중략 (Excerpt) 
 
『퍼블릭아트』, 2014년 6월

Dong-Yeon Koh, "Today's Salon and Free Market for Thoughts," Public Art (Seoul), June 2014.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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