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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기획 “투어(Tour)”와 최근 국내미술: 
오래된 질문들을 새로운 포대에 담기   
The Artist's Organized "Tour" and Recent Korean Arts:
Put the Old Question into a New Bag

고동연(미술사)

 

나는 관광행위 그 자체를 일종의 기획자적인(curatorial) 행위라고 본다. 그것은 장소(Site), 그리고 관광(Sight-Seeing)을 일종의 변화, 문화적인 기억과 경험의 매개제로 위치시키는 행위적이고 통합적인 액션이다. 혼스타인, <장소를 잃다>(2011) 중에서  

 

현대미술에서 오래된 용어나 개념들이 재활용되어서 유통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 현대미술에서 등장하는 도시, 도시 관광, 관광주의, 관광을 통한 국제교류 등의 개념 또한 19세기부터 등장한 복합적인 개념이자 사회적 현상인 관광이라는 방식을 새롭게 현대미술에서 변형시킨 예이다. 리슨투더시티의 최근 프로젝트 <전환도시>(2014-)나 각 도시를 돌면서 유명 ‘예술인’의 다양한 경험담과 작업을 프레젠테이션하게 하는 패차쿠차. 혹은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한국의 명소 아닌 명소를 외국과 국내 작가들이 함께 여행하는 로드쇼 등은 도시나 자연환경을 예술가들이 관광자의 눈으로 해석하거나 직접 관광하면서 파생된 작업이나 문화적 이벤트이다. 

 

물론 편의적으로 말해서 ‘관광’이라는 주제를 사용한 최근의 프로젝트, 작업, 전시 등이 전통적인 의미의 관광과 동일한 의도를 지니지는 않는다. 원래 관광이라는 단어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힘을 가진 입장에서 그렇치 못한 여행지를 신기하게 둘러보는 관광이든지 ‘우수한’ 문화를 배우고 모방하기 위하여 탐방하는 관광이든지 간에 제대로 된 국제교류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인문과학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이에 반하여 비판적인 의미에서 도시 속, 혹은 거대 도시들 간의 진보적인 관계망을 형성하려는 리슨투더시티의 <서울 투어>(2011-)나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관광지로 변모시킨 신지선의 <아파트 투어>(2005-)등은 보다 비판적이고 때로는 실험적인 측면에서 관광의 개념을 규정한다. 또한 <로드쇼>(2011-)는 진보적인 이슈들로 전 세계 예술가들을 엮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득권층을 위하여 봉사해온 국제교류 대신에 진보적인 사회적 이슈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작가들이 만나게 되는 초국가적인 진보의 연대를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져 온 관광이 어떻게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새로운 예술적 전략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발전하고 있는가? 또한 최근의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일반화된 국제교류의 유형으로부터 벗어나서 전통적인 의미의 장소성, 개인, 공동체, 커뮤니티, 정체성의 문제를 아우르게 될 것인가? 필자는 ‘관광’이나 ‘여행’이라는 개념이 방대하고 복합적인 것이기에 이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도 동시에 그 발전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 중략 (excerpt)

『월간미술』, 2014년 11월

 

 

Dong-Yeon Koh, "The Artist's Organized 'Tour' and Recent Korean Arts: Put the Old Question into a New Bag," Art Monthly, November, 2014.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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