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로 키아의 미술사적인 시계는 어떻게 흐르는가? 
How Does Sandro Chia's Art Historical Time Flow?

“이제나 과거에나 대부분 사람들은 빌려온 생각들이나 전통적인 축적물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 모든 순간에 옷감은 완성이 안 되기 시작하고 새로운 것이 유용되어져서 오래된 것을 대치하게 된다. 계속해서 모든 페턴은 흔들리고 불명확해지며 새로운 형태들로 귀결된다.” 조지 쿠블러(George Kubler)

『시간의 형태(The Shape of Time)』(1962)의 저자이자 마야문명의 전통 공예사 전문인 미술사가 쿠블러는 시각문화의 역사가 직선적인 진보의 역사관과 시간적인 흐름을 따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모든 시대 예술가들은 아이디어를 과거로부터 빌려오거나 축적된 전통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초에 제기된 질문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 아예 바로 전시대가 아닌 오래 전에 제기되었던 질문이 재등장하기도 한다. 

쿠블러의 원형적인(circular), 혹은 불규칙한 역사의 진행과정에 대한 관점은 과연 미술사에서 발전이라는 개념이 가능한지를 질문하게 만든다. 현대미술사에서 유사한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의 미술사적인 현상에 대하여 특정한 역사적 발전추이를 추측한다는 것이 좀 무리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산드로 키아(Sandro Chia)의 행보가 그러한 진보적 역사관을 혼동시키기에 적당한 예이다.

산드로 키아는 잘 알려진 비와 같이 1980년대 초반 엔조 쿠키(Enzo Cucchi), 프란체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lemente), 미모 팔라디노(Mimmo Paladino)와 함께 트랜스 아방가르드(Trans avant-garde)라고 불렸던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이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던 비평가 아쉴 보니토 올리바(Achille Bonito Oliva)가 1979년에 명명한 트랜스 아방가르드는 직역하자면 ‘아방가르드를 넘어서’라는 거창한 의미를 지니지만 ‘트랜스’를 달리 해석하자면 1980년대 이탈리아뿐 아니라 국가적인 경계선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부활되었던 신표현주의적인 회화유형을 지칭한다. 1960년대 모더니즘,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1970년대 반모더니즘적이고 반미학적인 유형에 반대하여 점차로 젊은 세대의 작가들은 회화의 형태를 복귀시키면서도 구상, 그것도 종교화나 신화의 모티브들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쿠블러식으로 표현하자면 새로운 것을 대치시키기 위하여 오래된 질문과 축적된 전통이 재활용된 예라고 할 수 있다. 

.... 중략 Excerpt

『미술세계』, 2015년 7월.
Dong-Yeon Koh, "How Does Sandro Chia's Art Historical Time Flow?," Misul Saegye (Art World), July 2015.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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