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전지구화를 두려워하는가?: 김실비  
Who is Afraid of Globalization: Sylbee Kim

고동연 (미술사)

작가 김실비는 현대사회에서 발견되는 정치, 문화, 과학기술과 연관된 주요 이슈들을 영상, 설치, 행위의 다양한 매체에 걸쳐 진행하여 왔다. 덕분에 ‘지독하게’ 비판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작가의 쟁점인 과연 전지구화 시대에 정치와 과학기술은 우리를 영영 자본주의의 폐해로부터 구해낼 수 없는가의 문제가 관객들에게 쉽게 인식되어지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2014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그룹전이나 국립 현대미술관의 그룹전에서 김실비의 현학적인 이슈들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따라서 김실비의 이번 개인전은 영상 설치(지하 1층), 사운드 아트(1층), 영상 및 자료(2층)을 연계시켜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동유럽과 서유럽의 경계선에 위치한 베를린에 거주하여 온 김실비가 상업화된 전지구화적인 문화, 경제 현상에 대하여 극도의 혐오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베를린은 문화적 상업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향수, 패배주의, 이민문제 등의 거의 모든 이슈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는 김실비가 바라본 국내의 사회적, 정치적 현실도 별반 베를린과 다르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시장 2층에는 영국, 한국 등 다양한 국가들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온 저항적인 포스터들과 억압적인 현실을 보도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김실비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소재적인 측면보다는 그녀의 블랙 유머이다. 지하 1층 <엇갈린 신(들)>과 사운드 아트 <영상 속 우주 ASMR>은 인지학적인 측면에서 관객을 자극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부조리한 리얼리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통상적으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간은 비판적이다. 적어도 표피적으로 보이는 일상으로부터 탈출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비판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김실비는 가장 원초적인 신과 우주의 근원조차도 코믹한 방식으로 다룬다. 시, 공간을 초월해서 우리가 상상하는 신의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보여준 ‘신전’ 위에 설치된 영상 <엇갈린 신(들)>은 인류 역사의 발전단계에서 등장한 신에 대한 욕망을 반어법적인 방식으로 풍자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종교는 정치적, 사회적 모순을 눈 막음하려는 ‘촌극’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1층의 백색소음이 이러한 촌극으로부터 관객들이 탈출하도록 돕기 위한 상징적인 기재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종교로의 귀의가 결국 초월로 이어질 수 없듯이 백색소음이 ‘끔찍한’ 리얼리티로부터의 온전한 해방을 돕지는 못할 것이다. 

 

.... 중략 Excerpt

『월간미술』, 2015년 8월.

Dong-Yeon Koh, "Who is Afraid of Globalization: Sylbee Kim," Art Monthly, August 2015.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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