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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한 키치:

폴 요르(Paul Yore)와 데본 애커만(Devon Ackermann)
Global Kitsch:

Paul Yore and Devon Ackermann (Geumcheon Art Factory)

고동연 (Dong-Yeon Koh)

‘잡동사니’로 이루어진 호주 출신의 작가 듀오 폴 요르(Paul Yore)와 데본 애커만(Devon Ackermann)의 거대 설치작업은 과연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만한 싸구려 미학, 즉 ‘글로벌 키치’가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이들의 설치 작업에 인용된 호주 원주민, 정신병원 환자들의 예술기법, 서구의 대중소비문화, 케이팝, 한국의 ‘뽕짝’ 음악들은 미학적으로 얼핏 서로 많은 유사성을 지녀 보이기 때문이다. 흔히 미술비평에서 조악한 디자인, 지나치게 화려한 색상, 식상하리만큼 반복적인 리듬 등과 같은 미학적 특징들을 ‘키치’로 지칭하여 왔다. 반면에 요르와 애커만의 작업에 등장하는 키치적인 특징은 궁극적으로 키치가 지닌 문화적 상업화뿐 아니라 비판적인 의도를 함께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작업에 등장한 지나치게 장식적인 수법과 소재들은 ‘동성애,’정신병자,’ ‘도시의 노동계층’등과 같이 현대사회 속 주변인의 테마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요르의 2차원적인 뜨개질 <Boys Gone Wilde>(2012)이나 <Fountain of Knowledge>(2013)에서 작가는 다양한 예술적 영감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한편으로 자연적인 모티브들은 호주 원주민의 미학적 언어를 연상시키며, 뜨개질의 수법은 작가가 정신과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면서 그곳에서 배운 수법을 활용한 것이다. 반면에 요르의 작업에서 각종 성적인 이미지들은 작가가 속한 동성애자들의 하위문화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사랑, 평화 등의 단어는 단순히 키치적인 의미에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 대중소비문화의 단편들을 인용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작가는 현재 저스틴 비버의 이미지를 성적 관조의 대상들로 전환시켜 제작한 <Everything is Fucked>로 인하여 고소를 당한 상태이다.


... 중략 (Excerpt) 
 
Dong-Yeon Koh, "Global Kitsch: Paul Yore and Devon Ackermann," Annual Report/Exhibition Cat. for Geumcheon Art Factory,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SFAC), 2014.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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