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해체에 대한 제안
To the Artist: The Suggestion for De-constuction (Eunyoung Jeong)
Seoul Museum of Art

고동연 (미술사)

정은영의 고전적 해체
정은영은 고전적인 의미에서 ‘해체’나 ‘간섭’이라고 불리는 미학적 전략에 가장 근접한 방식을 취해온 작가이다. 여성 이미지를 자르고 분석하듯이 파편화된 상태로 보여주는 방법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관조의 대상에 해당하는 여성들의 이미지를 보려는 ‘자연스러운’ 우리의 욕망을 좌절시킨다. 유사한 맥락에서 ‘온(on) 스테이지,’ 그리고 ‘오프(off) 스테이지’의 개념 또한 일상적으로 보게 되는 ‘재연된(reenacted)’, 그리고 ‘재현(represented)’된 상황의 이면, 즉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더 이상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거리감을 두고 낯설게 보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준다. 별일 없이 평온해 보이는 동두천의 환락가나 남성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여자 국극 연기자/강의자의 모습은 평온해 보이는 것과 도덕적으로 타락한 풍경에 대한 이분법이나 여성과 남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더 이상 정상적이거나 ‘자연적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애처롭게 반복되는 여성국극인의 연기에서처럼 바람직한 ‘남성성’이나 마찬가지로 여성성은 그것을 끝없이 갈구하고 연습해서 이뤄진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은영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이미 1970-80년대 영화 속 환영을 비판적 의도를 지니고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이론가들의 반사실주의이고 반환영주의적인 영화이론이나 소위 브레히트식의 ‘낯설게 하기,’ ‘거리두기(distanciation)’의 연극을 연상시킨다. 부연설명하자면 영화의 스크린이나 무대 위에 펼쳐진 가상 리얼리티가 결국 재연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더욱 드러내 보임으로써 관객들을 순간적이나마 비평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영화나 연극에서 모더니스트들의 중요한 신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념은 현대미술에서 1980년대 서구 유럽과 북미의 포스트모던 논쟁과 함께 차용의 미학이 지닌 비판적인 기능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부활되었다. 정은영의 작업을 처음 접했을 때 그의 사사이기도 한 그리젤다 폴록(Griselda Pollock)의 여성주의적인 간섭, 비판의 전략이 연상되었던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 나아가서 자연스럽게 2008년부터 여성국극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탐구하여온 정은영의 영상작업들에서 비판적으로 매체를 접근하는 방식은 마찬가지로 그가 성(性)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도 부합된다. 영화적/연극적 리얼리티가 가상에 불과하다면 마찬가지로 여성국극은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연기자들이 애써 재연하고자 하였던 남자 캐릭터들이 결국 한낮 재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효과적인 문화적 유산에 해당한다. 

... 중략 (except)

 

Dong-Yeon Koh, "To the Artist: The Suggestion for De-constuction (Eunyoung Jeong)," Annual Exh. Catalogue for Nanji Residency, Seoul Museum of Art, 2015.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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