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원 인터뷰 질문
아르코미술관, '2015년 미디어프로젝트 : 아카이브 리뷰'
Questions for Hyewon Kwon, 2015 Media Project: Archive Review,

Arko Art Center.

고동연 (미술사/미술비평가)

제가 알고 있는 권혜원 작가님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몰두해 오셨습니다. 더불어 과거를 기억하는 논픽션 소설, 국가 기록원 자료, 삶의 흔적, 소리, 노래, 엽서 등 무형, 유형의 과거 자료들을 활용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작가는 과거의 파편들이 영원히 파편들로 남는, 즉 완전하게 현재에는 재생될 수 없는 허무주의적인 태도를 지녀 왔다고 전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는 작가가 왜 과거에 대하여 그와 같은 태도를 지니게 되었는지를 질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적 기억의 현존과 부재
1. 권 작가님은 흘러간 역사적 상황을 재현하십니다. 특정한 사람, 역사적 장소, 사건 등에 주목하시는데 역사적 근거가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럼 작가님의 2009년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지요? <리빙 아카이브 김찬미>에서 왜 김찬미라는 인물을 선택하게 되셨는지요?

2. <리빙 아카이브 김찬미>에서 제가 또 흥미롭게 본 부분은 결국 부분이 전체를 암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김찬미 선생님의 물건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왜 김찬미 선생님의 인생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물건들을 사용하게 되셨는지요?

3.하지만 이와 같이 작은 것들, 혹은 말씀하신 바와 같이 파편들을 가지고 특정한 대상을 암시하는 경우에 힘드신 점은 없으셨나요? 즉 단편적일 수밖에 없지는 않나요? 

4. 원래 아카이브라는 단어가 데리다가 푸코에 의하여 언급될 때에 결국 과거는 재현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인문과학적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리빙 아카이브>(2009)에서 김찬미 선생님보다는 그와 연관된 흔적들이 더 부각된 것이 제게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5. 저는 <영화세트_8명의 남자가 사는 방>(2011)도 이러한 측면에서 연관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 일종의 부재를 통하여 존재를 암시하는 방식이 보는 이로 하여금 슬픈 감정을 유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음악이나 일종의 촉감과 같은 요인들이 더 부각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6. 이 때문에 비판을 던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거리감이 아예 확실히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한편으로는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하는 호기심과 함께 딱히 힘들어하는 그들의 모습을 직면하지 않아도 되는 안도감이라고나 할까요?


소설, 원맨쇼 등의 매개체가 지닌 역할
7. <8명의 남자가 사는 방>(설치)에서 작가님이 잘 사용하시는 또 다른 매개체가 등장합니다. <8명의 남자가 사는 방>에서는 1974년 발표된 이광복의 <몰락한 시민들>이라는 소설이, 최근 <죽은 친구와 꿈속을 거닐다>(2013)에서는 박태원의 소설이 매개체로 사용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논픽션 소설들을 매개체로 사용하게 되셨는지요?

8. 소설을 정할 때 일종의 기준이 있나요? 자연스럽게 특정한 모티브에 끌린다던가 하는 식 말이지요?

 

9. 직관적인 부분도 있을 텐데요. 소설이 작가의 입장에서 과거를 재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만 어떠한 부분에서 작가님의 상상력이 작동을 하게 되나요?

 

10. 20세기 초 현상학자인 베르그송이 지적한 바와 같이 결국 순수하게 객관적인 기억이나 인식은 불가능할 테고 개인의 기억이 다양한 시간적 흐름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계속 만나게 되면서 재구성될 텐데요. 선생님도 과거의 기억을 단순히 끄집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과거의 기억이 새롭게 재구성되는데 참여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가요? 

 

11. 연관해서 <베트남 회고록>에서도 과거 기록원의 자료, 남보원 코미디언의 개인적인 경험담, 그 기록을 읽어 내려가는 젊은 세대의 내레이션 등이 등장하는데요. 왜 이와 같이 다각적인 시점을 사용하게 되셨는지요?

 

12. 다각적인 시점을 사용하게 된 것이 베트남이라는 소재와도 연관되나요? 

13. 원맨쇼라는 것도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논픽션 소설이나 원맨쇼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공통되지만 원맨쇼에는 더 즉흥적인 요소들이 더 많치 않을까요? 아니 이야기를 재생하는 과정이 몸을 통하여 체화된다고나 할까요? 과거가 다시금 과거의 이야기를 재생하는 사람에게 매우 감정적인 물리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나요? 슬픈 대목에서 운다든지 뭐 그런 식으로요?

 

14. 남보원 선생님의 퍼포먼스를 보시면서 어떠셨나요? 어떤 점이 가장 인상이 깊으셨나요? 

 

15.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남보원 선생님을 알아보시던가요? 

 

16. 과거의 기억들이 망각된다는 점에 대하여 암시하셨는데 작가님의 역할은 망각되어져가는 역사적 기억들을 보존하는 것인지요? 저는 남보원 선생님도 스스로의 퍼포먼스를 통하여 과거의 기억을 재생해 내기 위하여 부단하게 노력하시고 계신다고 느꼈습니다. 

 

17. 이와 연관해서 <어느 코미디언의 일생>(2012)에서 설치물도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사라지는 신기루의 느낌이 강하니까요? 왜 이와 같은 설치물을 고안해 내시게 되셨나요?

매개체의 변화 -관광을 통한 역사적 기억의 소비
18. 저는 <조선 관광단>(2012)이나 <투어머신>(2013)에서는 덜 직접적이며 개인적인 과거의 자료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논픽션 소설이나 원맨쇼의 경우 그것을 재생하는 사람의 보다 실제적이고 경험이 담보가 되어 있는 것에 반하여 관광 엽서나 일종의 투어 가이드는 아무래도 불특정 다수에게 과거를 매우 표피적으로 설명해주는 수단이어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과거를 상상할 수 있게 되는 방식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요. 왜 엽서나 투어 가이드에 관심을 지니게 되셨나요? 아니 과거로의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각종 매개들 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19. 그런데 관광이라는 개념이 작가님의 과거재생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제가 이해하기에는 아카이브와 연관된 태도와 일맥상통할 것 같기는 하네요. 실제로 <조선관광단 가이드>에서 보면 분명히 뒤쪽 과거와 현재가 따로 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당연한 것이겠지만 투어가 일본말로 재현되고 있는데요. 어떠한 효과를 노리신 것인가요? 특히 한국의 관객들에게요.

20. 그런데 왜 사람들이 과거에 관심을 가질까요? 관광엽서를 보면 실제 그 장소에 갔을 때 경험하게 되는 공간이나 장소에 대한 인상과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런데 실상 인간들이 과거의 풍경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나요? 왜 일까요? 
 

21. 그래서 작가님의 작업을 통하여 과거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측면도 있지만 그냥 호기심에서 더 보게 되는 측면도 있거든요. 그 부분은 작가님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과거의 재생과 작가 ‘권혜원’ 
22.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권혜원과 과거의 관계에 대하여 묻고 싶습니다. 본인이 왜 과거에 관심을 지니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23.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고민들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매개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매개체들이 조율해내는 곽거의 역사적인 사실뿐 아니라 시점도 조율하거나 해야되는 상황이 생겨나지는 않나요? 그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24. 유사한 질문이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나는 과연 얼마만큼 과거, 그리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료들이자 매개체들로부터 나의 시선을 분리시킬 수 있을까?,’ 혹은 ‘분리시켜야 하는가’ 등의 질문도 생겨날 것 같은데요. 

25. 최근 작업에서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나요? 작업 방향과 연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 위의 질문은 동영상 제작을 위한 준비 문건입니다.

Dong-Yeon Koh, The Preparatory Material for the Interview with Hyewon Kwon, The Video Recording was on View at 2015 Media Project: Archive Review, Arko Art Center. Seoul, 2015.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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