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거대한 디자인(Grand Design)’
'The Grand Design' by Jungki Park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는 플라톤, 뉴턴의 고전적인 물리학, 그리고 현대적인 열역학(quantum theories)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좋은 이론과 과학적인 모델들의 연쇄 고리를 발견하여 왔다. [그런데] 이제 자연스럽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연결고리들이 우주에 관한 절대적인 이론을 발견하는 그러한 시점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을까? 이 절대적인 이론은 모든 힘과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관찰을 예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고, 우리가 계속적으로 더 나은 이론을 발견하여 더 이상 향상된 이론을 발견할 수 없게 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였다. (호킹과 믈로디나우, 『위대한 디자인』, 2010.

과학자의 ‘거대한 디자인’과 작가의 모형
위의 인용에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과학의 발전사를 철학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호킹은 물리적인 현상을 설명해 내기 위하여 작은 모형이나 이론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현대 과학의 방법론적 유용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작은 모형이나 이론을 가지고 우주의 근원적인 질문에 접근하고자 하는 현대과학의 방법론은 매우 체계적이고 편리하기는 하지만 실제 경험이나 상황에서 일어나는 변수를 배제하여 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킹의 질문과 연관해서 예술의 분야에서 박정기의 모형도 유사한 문제를 제기한다. <비의 프로젝트(Rain Project)>(2012)로부터 <(죽은 토끼에게 그림에 대하여 설명하기(How to Explain Pictures to a Dead Hare)>(1965)라는 독일의 개념미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작업을 연상시키는 <How to Explain Arts to a Beuys(현대미술을 보이스에게 설명하기)>(2007)와 같은 주요 프로젝트들마다 모형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형들은 건축가가 작업의 구상단계에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고, 구체화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건축 모형을 연상시킨다. 박정기 또한 모형으로부터 출발해서 실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왔다. 혹은 작가는 이미 구현된 프로젝트를 모형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박정기에게 모형은 프로젝트를 구현시키기 위한 실용적인 도구이면서도 그 자체가 독립적인 예술작업으로의 의미를 지닌다. 원래는 거대한 자연 현상을 관찰하기 위하여 도입된 모형이 우주의 그랜드 디자인을 현현하는 결정체로 여겨지게 된 것에 비견될 만하다. 

...중략 (excerpt)

 

Dong-Yeon Koh, "The Grand Design' by Jungki Park," in Annual Exh. Catalogue for Nanji Residency, Seoul Museum of Art, 2016.  

© 2018. Koh, Do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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